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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열다

밤을 열다

  • 도서 주제문학
  • 제 목밤을 열다
  • 저 자폴 모랑,2002173201 폴 모랑 지음
  • 출판사민음사
  • 출판일2020. 01. 17
  • ISBN9788937429620
  • 이용 대상일반
  • 가 격10,800 원
  • 수상 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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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대의 실마리 찾기를 포기한 무도덕주의자들의 행진
한밤에도 꺼지지 않는 1920년대의 불빛들

내가 없는 동안 파리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1917년부터 시작된 도덕 면의 혁명적인 변화를 확인시켜 주었다. 한 세대가 전쟁에서 돌아왔다. 그들은 과거를 혐오하고 미래를 알고 싶어 했다. 또 자신들에게 미래를 설명해 주고 새로운 세상과 자신들이 살고는 있지만 잘 모르는 세계의 지리를 알려 줄 사람들을 찾았다.

1차 대전 이후 곳곳에서 혁명을 겪은 유럽의 풍경, 그중에서도 도덕적인 긴장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해제한 젊은이들의 동요를 그린 폴 모랑의 소설집 『밤을 열다』(1922), 『밤을 닫다』(1923)는 연달아 나오며 당대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다. 작가는 이 인기에 대해 “(어떤) 책의 성공은 종종 사람과 그 사람이 살던 시대의 만남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겸양했다. 그러나 한 사람, 그것도 여럿의 사람을 압축해 낸 단 한 사람과 시대의 교차점을 끄집어내고, 이를 본인 최적의 러닝타임으로서 갈무리해 내놓는 작가는 흔치 않다. 독자의 감정이입이 쉬운 장편도, 작가의 절묘한 기지를 뽐내기 좋은 단편도 아닌, 폴 모랑의 중편 소설들은 그래서 귀하다.
요약은 잘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호해서, 나중에 다시금 돌아와 연구해 보려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에 들어서 그어 놓은 독자의 밑줄들은 20세기 초에도 그랬듯 정확히 100년 뒤인 오늘도, 낯설지만 기꺼운 문학적인 탐험을 인도해 줄 것이다.

뜨거운 열기에 수천 개의 겹쳐진 하얀 얼굴이 얼룩이 되어 춤을 추고, 흩어져 있던 소리가 진동을 하더니 하나의 소리가 되었다. 그 얼룩 중에 하나가, 그 소리 중에 하나가 레메디오스의 것은 아닐까? 그녀도 나처럼 사람들을 따라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수선스러운 포스터에는 소토마요르 황소 여덟 마리가 나온다고 홍보되어 있었다.
「카탈루냐의 밤」에서

희생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군인이 되었고 여자들은 광인이 되었죠. 운명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꽤 많은 재앙을 추가로 안겼습니다. 사실 이자벨은 반속물주의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혼이 섬세한 사람들은 빠르든 늦든 꼭 반속물주의자가 되죠. 반속물주의자가 되면 우정을 타산적으로 취급하는 사람들과는 사귀지 못하게 되고요.
「로마의 밤」에서

『밤을 열다』에는 여덟 개의 밤이 등장한다. 처형당한 카탈루냐 출신 무정부주의자의 연인, 망명한 터키에서 호텔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러시아 귀족, 파리의 허울좋은 예술가 파티 한가운데 도드라져 보이는 스코틀랜드 아가씨, 조국인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는 반속물주의의 피해자, 만인의 연인인 자전거 경주 국가대표, 하루아침에 사라진 유대인 여성, 매부가 된 아내의 변화를 맞닥뜨린 파병 장교, 다양한 저의로 모인 스웨덴 나체주의 협회원과 같이, 그 어둡고도 눈부신 공간에는 형편이 가지각색인 인물들이 놓여 있다. 어떤 인물은 터무니없이 문란하고, 어떤 인물은 끝 간 데 없이 애처롭다. 전혀 다른 눈동자와 머리 색을 하고, 비슷하지만 다른 운명을 맞아 이에 스러지거나 순응하거나 개척하거나 도피하는 인물들은 정교하게 채색된 유화보다는 날카롭게 인상만 휘갈긴 크로키처럼 표현된다. 『밤을 열다』가 등장인물의 국적만큼이나 다채로운 눈동자들을 하나씩 비추고, 그 유리구슬에 담기는 풍경을 훑는 동안, 그 작은 구 너머로 보일 듯 말 듯한 이들의 희망, 이들에게 있어 순간의 의미, 이 눈의 색상이 한층 부드러웠을 시절의 진짜 천성을 찾는 것은 우리 독자의 몫이다.

목차

1922년판 서문
1957년판 서문
카탈루냐의 밤
터키의 밤
스코틀랜드의 밤 혹은 순진한 파리 아가씨
로마의 밤
6일 자전거 경주의 밤
헝가리의 밤 달마티아의 밤 혹은 꽃 속의 꽃
북구의 밤

책 소개

1966년 창립된 출판사 민음사의 로고 ‘활 쏘는 사람’의 정신을 계승한 총서 「쏜살 문고」. 한 손에 잡히고 휴대하기 용이한 판형과 완독의 즐거움을 선사해 줄 200쪽 안팎의 부담감 없는 분량, 세월에 구애받지 않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우리가 익히 알지만 미처 읽어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작가들의 눈부신 작품들을 만나본다.

이번에는 1차 대전 이후 도덕적인 긴장을 의식/무의식적으로 해제한 젊은이들의 동요를 그린 폴 모랑의 소설집 『밤을 열다』(1922), 『밤을 닫다』(1923)를 출간된지 100년이 흐른 오늘 새롭게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외교관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두루 여행하고 시대정신을 흡수하면서, 폴 모랑은 궁극적으로는 오류임에 분명할, 국적과 영토와 거기 자란 사람에 대한 선입견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밤을 열다』가 등장인물의 국적만큼이나 다채로운 눈동자들을 하나씩 비추고, 그 유리구슬에 담기는 풍경을 훑는 동안, 그 작은 구 너머로 보일 듯 말 듯한 이들의 희망, 이들에게 있어 순간의 의미, 이 눈의 색상이 한층 부드러웠을 시절의 진짜 천성을 찾는 것은 우리 독자의 몫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1888년 파리 마르뵈프 거리의 유명한 무도회장 마빌이 있던 건물에서 태어났다. 파리 정치 학교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외교관 시험에 1등으로 합격한 후 직업 외교관의 길에 들어섰다. 재직 중에도 저술 작업을 병행했는데 50여 권의 책을 출간할 만큼 활동이 왕성했다. 특히 중편 소설에서 재능을 발휘했고 세계주의, 자동차 경주, 재즈, 여행 등 현대적인 삶을 노래한 첫 세대 작가로 인정받는다. 1968년에 아카데미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1976년 파리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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