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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에세이

무정에세이

  • 도서 주제문학
  • 제 목무정에세이
  • 저 자부희령
  • 출판사사월의책
  • 출판일2019. 10. 01
  • ISBN9788997186891
  • 이용 대상일반
  • 가 격16,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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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마음으로 우리 삶의 뒷면을 바라보다

“계몽으로 흐르지 않고 섣부른 과시도 없이, 기품 있는 글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부희령의 글쓰기에 대한 이서희 작가의 평이다. 작가 요리사 박찬일은 또 이렇게 말한다. “읽으면 서늘하게 쓸쓸해지고, 덮으면 다시 따뜻해지는 기묘한 문장들.” 소설가 부희령은 그의 글을 잘 알고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 곧잘 ‘철학자 부희령’으로 불리곤 한다. 사물과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서, 깊이 숨은 듯하지만 늘 우리 가슴에 기거해온 진실을 붙잡는 남다른 힘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무정에세이』는 그런 작가의 눈과 기억에 새겨진 우리 삶과 세상의 장면들을 99편의 사색적 문장에 담아낸 책이다.

작가는 너무 빛나는 말보다는 조용히 귀 기울여야만 들리는 나직한 말로 우리 삶의 편린들을 이야기한다. 너무 지나친 열의와 호의, 또 그 반대편의 혐오들로 들끓는 이 유정한 세상을 껴안는 방법은 차라리 무정한 마음이다. 사소하고 시시해서 금방 삭제될지 모르는 언어들이 오히려 찰나적 진실들을 붙잡는 데 유용하다. 우리는 작가처럼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손바닥의 온도로, 또는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오후 3시쯤의 마음으로 그것을 잡을 때, 비통하고 억울한 이 세상을 껴안고 마침내 내 삶의 의미까지도 수긍할 수 있다. 좋은 에세이를 읽는다는 것은 바로 그러한 마음을 배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머뭇거리며 기다릴 줄 아는
마음에만 보이는 것들

이 책 『무정에세이』는 작가가 2001년 등단 후 2012년 소설집 『꽃』을 내고 (그 전후에 몇 권의 청소년 소설과 교양서, 수십 권의 번역서를 냈지만) 다시 7년 만에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첫 산문집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민일보, 한국일보 등의 신문과 기타 매체에 선보인 글들 가운데 가려 뽑은 것이다. 글을 쓴 시점은 최근이지만, 글 속의 시간은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공간적으로는 서울 그리고 경기/강원 어름의 깊은 시골에서부터 네팔, 슬로베니아 등의 먼 이국땅까지 아우른다.

수십 년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작가가 만난 사건, 인물, 장소, 사물들에 대한 소회와 사색이 조각보처럼 이어져 있다. 그 조각들에는 밤길에서 만난 여인, 어릴 적 여름방학의 기억, 사회를 흔든 사건들, 여행지의 폐가 등이 포함된다. 그 조각들은 사소하고 하찮을지 모르지만 작가의 손끝에 와서 깊은 속내를 드러내고, 우리에게 세상과 삶을 반문하는 물음표 구실을 한다. 왜 우리 삶은 이렇게 어색하고 부끄러운가? 우리는 어디까지 가난할 수 있고 어디까지 욕망할 수 있는가? 우리는 타인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가? 작가는 이 물음들에 굳이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문학이 소구하는 목표가 그러하듯이, 사물의 표면과 당신의 문 앞에서 서성이며 진실의 실체가 서서히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부희령의 글쓰기는 이 산문집에서 그렇게 발휘된다.

우리 삶의 아름다움과 서정은,
현실이 가진 비애에서 온다

부희령의 글은 무엇보다 쓸쓸하고 서럽다. 슬픔은 분명 우리들의 중요한 감정이다. 하지만 부희령의 글에서 그 감정은 강요되지 않고 우연한 사건들과 먼 기억들에서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작가는 스스로 집도 없고 직업도 가진 것도 없는 누추한 일상을 가볍게 고백하고, 그런 삶의 가치도 너무 열띤 욕망을 버린다면 느슨하고 즐겁게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너무나 시끄럽고 뜨거워서 유정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무정하기만 한 이 세상을, 무정한 마음으로 건너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확실히 우리가 사는 세계의 무능력과 불의는 참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한 그 현실이 보여주는 비애 속의 아름다움과 서정은 이 세상의 한계를 절실히 인정하는 사람에게만 보일 것이다. 외롭고 쓸쓸하지만 그럴수록 따뜻하게 느껴지는 등불처럼.

여섯 가지 테마로 엮은,
우리들 시시한 존재에 깃든 큰 의미들

부희령의 『무정에세이』에는 이러한 정조로 이어지는 여섯 가지 글 묶음이 실려 있다. 1부 ‘길 위에서’는 작가가 오가던 길목에서, 또는 우연한 낮과 밤의 시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일찌감치 늙어버린 젊은 여자, 다정한 할머니들, 목이 늘어진 스웨터의 소설가 친구에게서 작가는 자신의 얼굴을 본다. 2부 ‘여행의 이유’는 여행지에서 불현듯 작가에게 틈입해온 삶의 감상(感傷)과 이유에 대한 이야기다. 네팔의 지진, 포카라 궁의 도인, 슬로베니아 아파트의 빈 고둥이 우리의 존재를 소환한다. 3부 ‘기억에 대하여’는 시베리아 타이가 지대의 곰 신화에서부터 삭제된 핸드폰 사진과 어릴 적 빗속의 달음박질까지, 작가 자신을 만들어온 기억들을 스케치한다. 그 기억들을 통해 영영 사라지는 시간과 공간은 없다는 깨달음을 건져낸다.

4부와 5부는 좀 더 사회적인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 4부 ‘세상에 없는 집’은 우리가 머무르고 살아가는 ‘집’이라는 공간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일상의 대부분이 벌어지는 그 공간을 내 것으로 갖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부단하게 이어지는 삶의 다채로운 색깔들에 대해 말한다. 5부 ‘우리들의 안녕’은 이 사회가 가하는 불의와 잔혹함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사람들, 그 영혼들에 대한 애도와 응원의 글들을 묶은 것이다. 작가는 거기서 이 사회만이 아닌 나 자신의 불의를 보고, 그래도 남아있는 선의와 희망을 본다. 마지막 6부 ‘가깝고도 먼 시간’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결락의 경험, 늙은 아버지와의 화해,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부정과 긍정을 통해 우리들 각자의 존재에 대해서도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들려준다.

목차

머리말

1부 길 위에서
그날 밤, 당진
동소문로의 붉은 달리아
박 사장이 팔아야 했던 것
귤이 배달된 저녁
분홍색 보온주전자
행복한 타일공
세상의 중심
폭력의 공범
기다리던 버스가 온다
단풍잎 여자들
담배를 피우는 시간
햄버거를 먹는 사정
무외시
사랑 발굴단
보고 싶다
골목 달빛
달에서 온 계피향
취한 말들의 시간
꿈을 잡으려는 꿈
가장 편안한 스웨터

2부 여행의 이유
어떤 무해한 삶

레이크사이드의 건기
포카라는 번다 중
불청객은 누구인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연인들의 안녕
정릉로와 보국문로 사이
나를 찾아서
별보배고둥
정체불명의 사람1
영리한 말 한스
우연의 목적
멀리, 더 멀리

3부 기억에 대하여
모든 곰은 자신이 주인이다
우리 집에 살던 백구
오리 웃다
하얀 새 검은 고양이
장소의 기억
삭제할까요?
분실
물건들
이태원 평행우주
앗, 나의 실수!
귀가
들려도 들리지 않는
빗방울이 부딪친다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다

4부 세상에 없는 집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러가다
폭설
귀농 실패기
미원의 잣나무 숲
내 마음의 호수
월식
달에게 주문을 걸다
응답하라
TV와 아파트
낯선 이들의 집
새벽 다섯 시
101호는 어디인가
맛없는 딸기를 사는 법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시장의 기원
우체국 가는 길
당신의 플란넬 셔츠

5부 우리들의 안녕
1987
특별한 졸업 선물
안전지대
혐오 바이러스
광장에서
영혼의 침몰
가상시나리오 ‘3분’
〈김군〉을 보았다
그보다는 긴 문장으로
슬프고 잔혹한 역사
상처받는 능력
나는 주인공
너 없는 평화
괴물이 창궐하는 세상에서 사랑은

6부 가깝고 먼 시간
사소한 저항의 기록
그래서 사랑한다
어머니의 눈물
병원 복도에서
낙화유수
한여름 밤의 꿈
존재의 중심
하얀 깃털
축복
엄마가 되는 일
그의 어머니
차가운 바닥을 닦는 일
한 뼘 위의 세상
두 명의 나
느리게, 더 느리게
운 나쁜 사람
문학이라는 코끼리
나를 사랑하고 싶어서

책 소개

소설가 부희령은 그의 글을 잘 알고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 곧잘 ‘철학자 부희령’으로 불리곤 한다. 사물과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서, 깊이 숨은 듯하지만 늘 우리 가슴에 기거해온 진실을 붙잡는 남다른 힘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무정에세이』는 그런 작가의 눈과 기억에 새겨진 우리 삶과 세상의 장면들을 99편의 사색적 문장에 담아낸 책이다.

작가는 너무 빛나는 말보다는 조용히 귀 기울여야만 들리는 나직한 말로 우리 삶의 편린들을 이야기한다. 너무 지나친 열의와 호의, 또 그 반대편의 혐오들로 들끓는 이 유정한 세상을 껴안는 방법은 차라리 무정한 마음이다. 사소하고 시시해서 금방 삭제될지 모르는 언어들이 오히려 찰나적 진실들을 붙잡는 데 유용하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1989년부터 1990년까지 인도에 체류하면서 명상과 불교를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와 경기도 가평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다가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어떤 갠 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로 소설을 쓰면서 영어로 된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신문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꽃』, 청소년 소설 『고양이 소녀』가 있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새로운 엘리엇』, 『버리기 전에 깨들을 수 없는 것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등 수십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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