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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나

알 수 없는 나

  • 도서 주제철학
  • 제 목알 수 없는 나
  • 저 자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 출판사문예출판사
  • 출판일2019. 03. 25
  • ISBN9788931011371
  • 이용 대상일반
  • 가 격13,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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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철학자 와시다 기요카즈의 이야기를 따라
나도 모르던 나의 존재를 생각하다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나’를 찾아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오늘도 길을 헤매는 위태로운 당신을 위한 안내서

“와시다 기요카즈가 말하는, 타자를 향하는 우리의 ‘얼굴’은
타인으로부터 부여되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존재 없이 ‘얼굴’을 가질 수 없다.”
_히라노 게이치로(소설가)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의 시대. 수많은 미디어로 ‘나’의 삶을 전시하며 ‘좋아요’를 기다리는 일상. 타인 또는 공동체보다, 나를 위한 개인주의를 선망하는 사람들. 이러한 사회 흐름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자신의 내면이 아니라, 타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 주장은 의미 있는 것일까? 국가주의나 집단주의에서 비롯된 낡은 주장이라고 비난받지는 않을까?

오랫동안 사람들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철학을 연구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임상철학가 와시다 기요카즈는 《알 수 없는 나: 나도 모르는 나의 존재에 대하여》에서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한다. 하나는 ‘진정한 나’를 자신의 내면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것. 다른 하나는 ‘나’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이 아니라, 타자를 인식하고 그 타자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물어야 한다는 것.

우리들은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이다. 우리는 타자에 의해 호명되고 사회의 구조 안에서 ‘나’라는 사람이 된다. 따라서 우리의 내면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려 해도, 알 수가 없다. 우리는 타인과의 차이를 통해서만 ‘나’로 구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타인과 구별되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익명성 안에 나를 숨기고, 사회의 축을 공유하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타인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지만,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존재의 의의와 가치를 느끼는 우리. 사회 안에서 영원히 ‘타자의 타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나’를 알고 싶고,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다면, 우리는 먼저 ‘내’가 아니라 ‘타자’에 집중해야 한다.

‘나’를 찾으려는 현대인들의 착각
‘나다움’과 ‘진정한 나’는 가능한 것일까?

우리는 ‘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설명하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름, 성별, 직업, 나이, 장점 등을 열거한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타인과는 다른 ‘나’가 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어느 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게 되면, 가장 먼저 타인에게는 없는, 나의 고유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내면을 파고든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와시다 기요카즈는, ‘나다움’ ‘진정한 나’를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찾으려는 현대인들의 행위가 사실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집단, 문화, 성별, 호칭에 의해, 사회적 질서 안에 나를 삽입해가며 살아간다. 어떠한 틀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직 ‘나’였던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사회적 질서를 하나씩 배우며 성장하는데, 바꿔 말하면 ‘나다움’보다는 사회적 질서에 의해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모든 것을 모방하면서 자랐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과연 ‘나다움’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이전에 ‘나’를 인식하는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즉, ‘나’는 내 안에 있는 성질로 구성된 고유한 ‘나’가 아니라, 모방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존재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덴티티’에 대한 오해를 풀고
내 자신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

고유한 ‘나’를 찾으려는 우리들이 쉽게 오해하는 것은 바로 ‘아이덴티티’에 대한 것이다.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규칙성을 찾아, 타인과 나의 경계를 구분하고 ‘나’의 선명한 윤곽을 만들려는 우리들은 ‘아이덴티티’야말로 ‘나’를 찾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타인과 구별되는 직업, 역할, 속성 등을 획득하려 하고, 이것을 곧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로 여긴다. 따라서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거나, 강박적으로 성공의 시나리오만을 생각하며 살거나, 평생 일만 하다가 은퇴하는 경우, 즉 자신의 시나리오가 예측과 달라지는 경우 우리는 ‘아이덴티티’가 사라졌다고 여기고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저자는 정신분석학자 로널드 랭의 말을 빌려, ‘아이덴티티’란 속성을 이어붙인 총계가 아니라 그 속성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즉, ‘아이덴티티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내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자, 그 이야기가 “몇 번이고 파탄을 겪는 과정”이므로, 그 이야기를 여러 번 “다른 방법으로 고쳐 말하기 위해 시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세 가지 조언을 제시한다. 첫째, ‘나다움’의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나다움’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는 ‘빈’ 상태여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나다움’이란 오히려 ‘나다움’ 이외의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따라온다고 말하고 있다. 둘째, ‘성숙’의 강박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우리는 불분명하거나 규정할 수 없는 애매함에 대해 초조함을 느끼고,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성향을 ‘성숙’한 것으로, ‘미성숙’은 부정적 가치로 본다. 그러나 저자는 어떤 하나의 공인된 인격 유형에 우리를 맞추는 것을 성숙하다고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도리어 미성숙한 모습 또는 불분명한 상태를 유연한 상태로 생각하고 긍정하라고 말한다. 마지막 조언은 타인에게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강요하거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맡기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타인뿐 아니라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제거한 매우 위태로운 삶이다. 결국 저자는 단단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아이덴티티’의 오해와 강박에서 벗어나 ‘나’의 이야기를 여러 개 만들고, 그 이야기를 자기 자신에게 들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모두 타자의 타자이므로…
그러나 나는 누구에 대한 타자인가?

‘나’는 사실상 추상적 존재이다. ‘나’가 존재하기 위한 전제는 바로 타인이다. ‘나’라는 단어도 ‘너’라는 단어, 즉 타자가 전제되어 있을 때 그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이고, 따라서 타자를 배제하고 우리의 삶을 생각할 수 없다. 결국 우리는 모두 타자의 타자이다. 그러나 막상 타자와 관계를 맺는 순간, 우리는 타자가 아닌 ‘나’에게로 침잠한다. 혹은 타인의 이질적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해 배척하기도 한다. 이 경우 우리 앞에 존재하는 타자는 “개념화된 허구의 타자”일 뿐이다.

타인이 한 명의 타자로서 다가올 때, ‘나’를 의식하지 않고 오직 타인을 위한 순간을 경험할 때, 내가 타자의 세계 속에서 하나의 확실한 장소를 차지하고 있을 때, 나와 타자 모두 온전히 ‘나’일 수 있고 서로가 진정한 ‘타자의 타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 모두가 진정한 ‘타자의 타자’가 되었을 때, 온전한 ‘나’를 찾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 우리가 서로에게 진정한 ‘타자의 타자’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타인을 향해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에 대한 요청, 즉 ‘얼굴’이라는 현상을 통해 타자에 대한 절박함을 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현상이 가장 잘 드러났던 순간이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이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큰 불행을 겪은 이들을 염려했고, 걱정과 감정은 그들의 얼굴과 등, 손가락 같은 곳에서 문득문득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순간이야말로 안면이 아닌, 눈빛이 부딪치는 ‘얼굴’의 등장, 즉 타인을 향한 소소한 호소가 이뤄진 것이라고 보았다. 이때서야 우리는 ‘타자의 타자’로서 존재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에게 내가 누구에 대한 타자인지, 타자에게 하나의 확실한 장소를 차지하고 있는지 물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를 묻고, 흔들고, 타자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금 타자의 존재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는 타자의 타자이므로, 설령 우리가 죽는다 해도 타자가 ‘나’를 생각해준다면 ‘나’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자의 세계는 내가 갈 수 없는 곳이다. 내 세계에도 타자는 올 수 없다. 내 세상은 내부만 있을 뿐 외부는 없다. 따라서 나의 경험은 타자와 공유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내 세상에 타자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떤 타자도 최종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면 결국 ‘나’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처음부터 죽어 있는 게 아닐까?

‘나’의 죽음은 현대인들이 두려워하는 바로 그것이다. 호적, 국적 같은 모두 법률적 사항이 폐기되고, 동료나 친구, 가족들이 내가 나임을 증명해줄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이는 의외로 마음 편한 일일 수도 있다. 우리가 ‘누구’라는 것을 그만두면, 우리는 ‘누구’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크 데리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나’를 선언하기 위해 나의 죽음은 구조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해석하면 ‘죽은 존재’로서 나를 인식한 그곳에서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타자의 존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나’의 고유성을 잃고 희미해져버린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잃어버려 헤매던 우리에게, 우연한 타인의 등장, 또는 타인의 글이 길잡이가 되듯이 말이다. “타자로 향하는 마지막 통로를 잃었을 때, 그때 같이 방황하고 있는 사람의 존재”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다.

책 말미에서 결국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이 물음 속으로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물음 속에서 빠져나올 힌트 하나를 다시 알려준다. “정처 없는 여행길에서, 또는 나를 잃어버린 그곳에서, 나를 묻고, 흔들고, 타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아득하나마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차례
프롤로그

폭탄과도 같은 질문
찾아보면 어딘가에 나는 있다? / 내게는 보이지 않는 나의 몸 / 이 세상에 하나뿐인 고유한 존재라는 착각 / 여자아이는 ‘여장’을 통해 여자가 된다 / 존재할 수도 있었던 나를 버리는 일 / 거울로서의 타인

나의 안과 나의 밖
자신에게 ‘규칙적인’ 형태를 부여하다 / 나는 무언가를 배제함으로써 ‘내’가 된다 / 과민해진 내 몸의 끝 부분 / 청결 증후군은 백조의 노래인가? / 깨끗한 것은 더럽다 : 똥 이야기

나를 흔들다
작은 불행이 가져오는 행복 / 의식의 감량 밸브를 잠그다 / 나 자신을 이야기하다 / 완벽한 인생 시나리오 / 아이덴티티를 갈아입다 / 성숙하기보다 ‘풋내기’로 / 이해할 수 없고 분명하지 않다는 것 / 나를 잃어도 괜찮다 / 여러 명의 나 만들기 / 사람은 자기 자신을 만들 수 있다? /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 / 나는 누구에 대한 타자인가 / 진짜 시나리오, 가짜 시나리오?

타자의 타자라는 것
누군가를 ‘위해 / ‘내’가 강해질 때 / ‘해준다’는 의식 / 자타 관계의 발생 / 타자 안에 자리하지 못한다는 불안 / 자타는 상호보완적이다 / 관계가 자아내는 의미의 실

‘얼굴’을 내민다는 것
유영하는 시선, 엿보는 시선, 회피하는 시선 / 타인의 얼굴 / 성큼 다가오는 얼굴 / 얼굴은 말을 걸고 호소한다 / ‘봉사’ 정신 / 긍정적인 수동 / 멋 부리기 : 타인의 시선을 치장하는 행위 / 사적 생활에 결여된 것은 타인이다

죽은 존재로서의 ‘나’
정말 타자는 존재하는가 / 이름도 호적도 없는 ‘나’의 자유 / 자신이 희미해지는 것에 대한 편안함 / ‘나’를 선언하기 위해 나의 죽음은 구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책 소개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은 대부분 자신이 불안정하다고 느낄 때 많이 던진다. 그러므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에 대한 질문이며, '왜 나는 나를 타인처럼 보는가'에 대한 질문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나'라는 주제 앞에서 언제나 '나다운' 답을 찾길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나'에서 '나다운'라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왜 내가 지금 '나'라는 존재를 묻게 되었는지를 질문하는 일이다. 나를 잃어버린 인생이란 곳에서, 나를 묻고, 흔드는 길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정확히 질문하는 법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일본의 대표적인 임상철학가 와시다 기요카즈는 이 책에서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하며 '나'에 대해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임상철학을 탐구하는 철학자. 교토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간사이대학 문학부 교수, 오사카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교수 등을 거쳐 오사카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사람의 현상학》 《철학을 사용하는 법》 《기다린다는 것》 《듣기의 철학》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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