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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가족

요동치는 가족

  • 도서 주제문학
  • 제 목요동치는 가족
  • 저 자이행미
  • 출판사파이돈
  • 출판일2023. 04. 28
  • ISBN9791198109255
  • 이용 대상일반
  • 가 격20,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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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혜석, 김명순, 이태준, 최정희 등
새로운 가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를 제시
식민지시기 소설은 당대 법 현실로부터 발생한 사회 문제를 다각도로 포착하고 비판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대안적 상상력을 펼쳐나간다. 계약 개념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나혜석, 혈연이나 제도가 아닌 사랑이라는 가치로 구성된 가족을 꿈꾼 김명순, 부계혈통을 중시하는 아버지의 호적에 등재되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태준과 최정희, 그 밖의 여러 소설에 등장하는, 혈통이나 제도가 아닌 ‘개인’의 신념과 가치에 따른 선택을 중시하는 인물들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소유권에 바탕을 둔 근대적 법률이 이상적 가족을 만들지 못한다는 비판, 혈연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구성되는 가족의 형상화, 법적 등록 바깥에 있는 대안적 공동체를 그리거나 국가가 배제한 이들을 민적에 올려 다른 방식의 가족을 구상하려는 시도 등이 나타난다.

근대 가족법, 결혼과 이혼의 문제에 균열을 일으키다
근대 가족법의 탄생 속에서 나타난 큰 변화 중의 하나는 결혼과 이혼의 문제였다. 이러한 변화는 조혼과 정략혼 속에서 고통받던 모든 이들에게 해방의 순간으로 다가왔지만, 특히 여성의 인권 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첨예하게 부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대 여성은 근대법의 해방과 구속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근대법은 여성을 결혼계약의 주체로 호명하였지만, 젠더불평등한 법규는 가부장적 가족제도를 강화했다. 근대문학은 근대와 전통 어디에서도 행복한 삶과 진정한 자유를 찾지 못하는 여성들의 내면적 동요와 현실을 타개하고자 하는 고투를 그려낸다. 이 책에서 조명하고 있는 여성 인물과 작가들의 목소리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포개져 그 울림을 더한다.

문학을 통해 소수자의 인권과 정의를 다시 숙고하다
문학은 제도로 수렴되지 않는 당대 사람들의 욕망과 비판적 감수성을 읽어낼 수 있는 자료이다. 근대 가족법의 도입으로 인해 변화된 현실을 제도와 정책의 차원이 아닌 문학을 통해 읽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근대 가족법은 당대 가족 현실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었지만, 가족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힘은 아니었다. 여전히 전통가족 규범의 영향력이 남아 있었고, 문명화라는 과제를 위해 여러 사상과 담론들이 수용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가족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여러 규범이 난무하는 현실을 살아갔다. 일상은 규범에 대한 복종과 저항, 매끄러운 이해와 오해, 해방의 감격과 불평등의 감각, 확신과 불안 사이에서 균열의 틈이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문학은 이러한 일상의 미시적 순간들, 사람들의 욕망과 감정을 폭넓게 담아낸다. 이러한 틈을 포착하는 문학은 제도와 담론으로는 충분히 이야기되지 못하는 소수자의 인권과 정의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책의 구성과 내용
1장은 근대 민법의 도입으로 인해 조선시대와 변별되는 속성을 지니게 된 가족의 의미와 변화된 위상을 다룬다. 식민지시기 가족의 변화를 유도했던 호적제도와 친족상속법의 전개 과정을 통시적으로 추적하고, 그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사건이 신문 매체를 통해 재현된 방식을 주로 검토한다.

2장에서는 근대적 부부에 대한 관념과 관련되어 파생되는 문제들을 형상화하고 있는 문학 텍스트를 살펴본다. 1910년대는 법적 이혼 관념이 등장했지만, 명문화된 법적 절차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던 때이다. 이 시기 지식인들은 근대적 결혼 관념의 속성 중에서도 합리적 계약 정신과 문명한 법의 정신이라는 요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문학은 근대적 결혼과 여성 인권 문제가 충돌하는 장면을 형상화했다.

3장에서는 주로 1930년대 발표된 문학 텍스트를 살펴본다. 1930년대는 신가정 담론이 확산된 상황과 맞물려 아내의 시점에서 가족 내부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텍스트가 여럿 창작되었다. 가족 내 젠더규범을 고정해 나갔던 주류 담론에서 벗어나 결혼계약과 가족 내 여성의 역할에 대해 발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장면을 살펴본다.

4장에서는 1920~30년대 발표된 소설에서 첩의 위치에 있는 여성의 처지와 내면을 들여다본다. 공인된 가족만을 정상가족으로 간주함에 따라, 법의 테두리에서 배제된 존재들이 출현했다. 첩과 제2부인, 사생아 등의 존재는 당대 지식인과 작가들에게 활발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1920년대 이르러 일부일처제가 법제화됨으로써 축첩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용인됐던 모순적 조항으로 인해 당대 첩이 된 여성은 상당했다.

5장에서는 가족 질서 및 가족 관계 형성에 국가법의 개입이 광범위해지는 데 대한 비판적 인식을 보이는 동시에 새로운 가족을 상상하게 하는 텍스트를 살펴본다. 근대법과 관습이 착종된 가족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법률로 설명되지 않은 가족을 구상하는 텍스트, 식민지시기 가족법이 지닌 자유와 평등의 한계를 표면화하는, 민족 간 결합의 문제를 다루는 텍스트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가족 형성의 조건이 되는 민족과 국가라는 경계에 대한 비판과 이를 월경하는 도약의 의미를 밝히고 정상가족 담론으로 환원되지 않는 가족을 형상화하는 양상을 들여다본다.

목차

책을 펴내며 5

1장 가족법의 등장과 근대가족의 탄생
1 식민권력에 포획된 근대가족
2 조선가족의 개혁과 문명화 과제
3 조선총독부의 가족정책과 식민지 가족법
4 가족 밖으로 나온 여성, 법을 통해 권리를 주장하다

2장 근대적 부부 관계에서 여성은 계약주체가 될 수 있는가
1 자유연애보다는 일부일처주의
2 여성의 소유권 쟁취를 위한 험난한 여정
3 일방적인 혼인 무효 선언이라는 폭력
4 구여성의 인권과 욕망의 재현
5 이혼할 권리와 계약의 증명서, 민적

3장 결혼계약의 실체, 자유롭게 선택한 감옥
1 신가정이라는 환상이 깨어지는 순간
2 불평등한 결혼계약, 어떻게 벗어날 수 있나
3 젠더불평등한 간통죄와 제도 밖의 계약들
4 인형의 집을 나온 노라, 결혼 제도를 비판하다

4장 정상가족 바깥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
1 축첩을 용인하는 법률, 첩을 배제하는 법률
2 사회 바깥으로 추방된 첩의 목소리
3 가족의 새로운 조건, 부계혈통이 아닌 사랑의 가치
4 제2부인, 일부일처제의 법제화를 뒤흔들다
5 가부장적 가족제도에 균열을 내는 여성의 목소리

5장 가족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족을 상상하기
1 근대적 법률을 횡단하는 가족
2 내선결혼, 왜 불가능한가
3 내선결혼의 (불)가능성과 공통성에 대한 감각
4 월경(越境)하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 시선

참고문헌
인용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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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가족은 언제나 요동치고 있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가족을 수용해야 한다는 논의를 넘어 기존 가족 관념을 해체하고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제 가족은 모든 위기와 풍파 속에서도 지켜져야 할 공동체를 상징하는 신화화된 집단이 아니다. 지켜야 할 것은 가족이 아니라 가족을 구성하는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권리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에야 발견되는 급진적인 사유일까. 이 책은 오늘날의 이러한 고민이 지금으로부터 백 년도 넘는 근대 초기 한국 사회에서부터 있었다고 말한다. 근대 초기에도, 식민지에서 벗어난 해방 이후에도, 그리고 2020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까지도 가족은 언제나 요동치고 있다.

식민지시기 문학은 근대 가족법에 어떻게 대응했나
저자는 이 책에서 식민지시기 발표된 50편가량의 문학작품을 분석하고, 신문과 잡지에 실린 논설이나 기사 등 당대 담론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을 폭넓게 활용하여, 국가가 법을 통해 규정한 ‘정상가족’과 변별되는 새로운 가족‘들’을 상상해나갔던 장면을 섬세하게 살펴본다. 그럼으로써 식민지시기 가족법에 대한 문학적 응전의 의미를 규명하는 데까지 나간다. 근대문학에 나타난 가족을 가족법을 중심으로 읽는다는 것은 가족의 본질과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개인의 권리와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집단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심문하는 작업이다.

일부일처제가 정착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여성의 인권 문제
근대 가족법은 가족의 범위와 구성원의 권리를 성문화하여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제한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법의 테두리에 속하지 않아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게 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근대문학은 법을 매개로 개인 또는 가족이 정상/비정상으로 구분되는 현실을 문제적으로 형상화한다. 사회 질서를 파괴한다며 위험한 존재로 이야기된 이들은 문학 속에서 더 나은 세계를 향한 불온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인물로 그려진다. 부부재산의 공동 소유 및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 인정 문제, 간통죄의 젠더불평등한 요인, 이혼할 권리뿐 아니라 이혼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성에게 불합리한 조건 등에 대한 내용은 가족법 개정 운동의 쟁점일 뿐 아니라 최근까지도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문제들이다.

저자 및 역자 소개

▶ 저자 이행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근대문학과 가족법의 관련 양상을 살펴보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사회에 나타난 혐오 문제를 문학과 대중서사를 통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문학에 나타난 가족, 여성, 소수자의 의미를 법의 문제와 관련하여 탐구하는 등 문학 법리학적 시각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무정』에 나타난 근대법과 ‘정(情)’의 의미」(2018), 「전혜린의 젠더의식과 실천적 글쓰기」(2019), 「코로나 이후의 소설과 혐오의 임계」(2020), 「웹툰에 재현된 청년세대의 불안과 혐오」(2023) 등이 있다. 「최인훈, 오디세우스의 항해」(2018), 「반영과 굴절 사이」(2022), 「상처 입은 몸」(2023) 등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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